“중국의 값싼 철강재가 무관세로 국내에 많이 들어옵니다. 시장 상황이 이러니 경쟁력을 키워야죠.”최근 충남 아산 대창스틸 공장에서 만난 문경석 대표(사진)는 스마트공장 전환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문 대표는 “철강 가공 업체 가운데 스마트 시스템을 도입한 건 우리가 국내에서 처음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대창스틸은 지난해 10월 스마트 시스템 도입 작업을 마무리했다. 대창스틸이 도입한 ‘YMS’(야드 관리 시스템)는 철강재의 이동·가공 상태와 재고를 시스템화해 업무 효율을 높이는 시스템이다.
포스코로부터 코일 형태의 철강이 입고되면 해당 코일을 적재해야 하는 위치가 YMS에 뜬다. 철재를 가공하기 위해 창고에서 코일을 꺼낼 때는 위치인식 기능을 적용한 크레인이 자동으로 제품을 찾아내 이동시켜준다. 문 대표는 “이전에는 코일 위치를 모두 수작업으로 기록했다”며 “철강업은 변화가 느리고 보수적인 업종이라 이런 시스템을 도입한 건 꽤 이례적인 일로 평가받는다”고 말했다.
스마트 공장 전환에 고민이 없었던 건 아니다. 일부 직원 사이에선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면 업무 방식이 바뀌어 오히려 불편할 것 같다”는 의견도 나왔다. 그럼에도 문 대표는 회사의 주력 공장인 아산에 스마트 시스템을 가장 먼저 도입했다. 아산공장은 대창스틸 전체 생산량의 60%를 책임지는 곳이다.
스마트 공장 전환 이후 핵심 지표는 모두 좋아졌다. 자체 평가 결과 제품생산 시간은 9.3분에서 8.1분으로, 납기는 15일에서 8일로 줄었다. 문 대표는 “공급망 곳곳에서 우리만의 경쟁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며 “향후 인천 등 다른 공장에 이 시스템을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문 대표는 다른 철강가공 업체들과 차별화한 품목을 내세워 회사를 2030년 매출 1조원 규모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는 철강 바닥재 사업을 소개하며 “중국산 제품과 경쟁해야 하는 시장에만 주력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 시작한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대창스틸은 1996년 바닥재사업부를 출범해 하루평균 1만 장의 철강 바닥재를 생산하고 있다. 높은 하중을 견딜 수 있어 안전성이 중요한 원자력 발전소 등에 쓰인다.
아산=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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